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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김용환 2012-05-18 01:16:36 4602

 
지난달부터 새로운 임기, 저는 이파트 입주자대표를 그만뒀습니다
동대표이자 총무로서 업무에 미숙하고 시간이 어렵더군요
연장자들과 어울리기도 쉽지않았고,
봉사직이라고 하면서 약소한 댓가를 주는 것도 불만이었지요
회장 이하 대표들에게 좀더 보수를 확대지급해서 더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게
아파트 전체로서도 이익일거다 몇번 건의했지만 현실적으로 반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어쨌든 제 무능을 탓하며 동대표, 총무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 임기에 새 동대표가 몇명 들어왔는데,
그중에 우리 동에서는 관리소장과 짝짜꿍인듯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감사를 맡았네요
 
오늘 동대표회의가 있는 날인데, 그저께 부녀회장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새 대표가 얼마전 회장실에서 어떤 일로 회장 멱살을 잡고 시비가 붙었다는 겁니다
 
코스트코로 야구번개에 마실 하이네켄 케그 사러가다가
아무래도 오늘 회의를 봐야겠다 싶어 차를 돌려 아파트 회의실로 갔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주민 자격으로 참관했습니다
평소와 달리 참관주민이 저 외에도 전직 조합장(우리 아파트가 조합아파트입니다)
그리고 다른 주민 두분이 더 참관하러 왔습니다

 
소소한 업무보고가 지나고 감사 두분 중에 예전부터 하던 감사님의 보고가 채 마치기도 전에
문제의 새 감사가 서둘러 일어서더니 대표들에게 두툼한 프린터 유인물을 돌립니다
 
내용은
 
아파트 LED조명 공사에서 입찰에 떨어진 업체(소장이 주선한 업체)의 이의제기로
회장과 방금 보고한 감사가 조사차 경찰서 출석했는데, 아파트 품위를 손상시킨 것이다...
(무혐의로 잠정결론 난 일)
 
재활용품 수익, 알뜰장터 수입 등, 아파트 수익이 상당히 늘었기에 설날을 맞아 주민 인사차
세대당 만원 상당 식용유를 돌리면서 홈플러스 1500만원 구매에 대한 행사사은품으로
150만원 상품권을 받았는데 이것을 회장, 감사, 이사 세분이 각 50만원씩 수입한 것은
아파트 공금의 부적절한 사용이며 입주민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다
 
등...
 
돌린 유인물에는 회장 감사 이사 세명에 대한 해임안건이 같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감사가 감사보고, 문제를 지적하면서 해임찬반 투표칸까지 넣은 해임안을 돌린다니...
관리소장의 전횡을 막고 아파트에 수입을 돌리는 기존 대표진에 불만을 가진 관리소장의 작전

관리소장이 이 아파트 입주때부터 13년 정도를 연속으로 하고 있는데... 정말 문제입니다
중간에 관리업체가 바뀌었는데도 새 관리업체에서 이 소장을 다시 들이더군요
소장이 만만한 사람을 새 대표로 불러 일을 꾸몄다고 보입니다
우리 동에 새로 대표가 된 사람도 관리업무에 일하는 동종업계 종사자라고 합니다
 

물론 식용유 1500만원 구매하면서 할인점 행사를 활용해 보너스상품권을 받고,
받은 보너스상품권을 공금으로 귀속시키지않고 담당한 대표님 몇분이 수입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총무를 했던 제 입장에서는 총무인 저도 모르게 이런 일이 있었다는게
제가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야기도 되고 제가 들러리 핫바지였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ㅜㅠ
(식용유 돌린 것은 행사를 활용하기 위한 핑계가 아니었을까...?? )
(이번에 총무를 그만둔 것은 총무인 저에게 의논도 없이 설날 식용유선물이 진행된 것을
나중에 알게되어 제 기분이 상했던 이유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이 터지고보니 상품권 같이 나눠먹지않고,
또 이번에 대표 총무 그만둔게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거론된 회장 감사 이사 세분은 부들부들 떠시더군요
사전에 이미 소장 감사와 서로 이야기하고 어느정도 신사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는데,
회의장에서 이렇게까지 터트릴줄 모르셨나봅니다
 
관리소장 세력과 관리소장을 견제하는 회장 이하 대표 몇분
그리고 사정을 잘 모르는 절반정도의 대표분들...
 
저 개인적으로는 관리소장의 음흉함을 알고
관리소장을 그만두게 하여야한다는 건의를 여러번 하였지만
비전문가인 대표들로서는 어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꼬투리까지 생겨버리니 일이 꼬이네요
 
고성이 오가는 회의를 마치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회장 및 절반 정도의 대표들이 모여 이야기 했습니다
저도 이 자리에서 같이 소장과 우리 동 새 대표를 성토했네요
 
하지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품권 문제를 뒤늦게 알고서 이쪽을 전적으로 신임하기는 어렵더군요
절반 정도?
혹시 이분들께 나 모르는 비리가 있는 것은 아닌가...
 
같이 일했던 총무인 저도 이런데 한달에 한번 회의에나 나오는 절반이상 보통 대표들은
신임 감사의 갑작스런 발언과 행동에 회장 등 몇분에게 의혹을 가지겠더군요
 
세분도 저에게 면목이 없다시며 얼굴을 숙이시고...
착찹한 심정으로 손을 꼭 잡아드렸습니다
 
어쨌든 현 소장은 그만두게 해야한다
회장실에서 회장에게 폭행하는 대표, 감사가 있을수 있느냐
회장님이 받은 상해진단서로 경찰접수해서
새 감사 역시 그만두게 해야한다
 
일부 실수가 있었지만 이대로 물러나면 소장 측에서 바라는 대로 하는 것이고,
물러날때 물러나더라도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소장 감사 등 정리해야 한다
하는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헤어졌습니다
 
들어가시는 회장님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대표, 총무로서 열심히 하지않은 제 나태함에 다시 후회해봅니다
 
 
언젠가... 예전에... 누가 저에게 그랬어요...
 
easy target ...
 
 
울적합니다... 그 사람이 제대로 본듯

댓글 12개

  • 2012-05-18 10:33:43

    세상에 참...
    마음 푸시고, 다음 회장으로 출마하셔서 비리없는 깔끔한 관리가 뭔가를 보여주십시오.
    무회장님 화이팅~!
    ^____________^

  • 2012-05-18 10:43:37

    성과가 많아도 이렇게 빌미를 만들어주고 꼬투리를 잡혀버리니 참 난감하네요
    백번 잘못이라 글 올리고도 몇번을 수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이 일했던 분들을 옹호하지만 잘못은 잘못이니까요
    안타깝네요
    또 한편으로 관리소장 그쪽이 괘씸하기도 하고요
    제 능력이나 여건만 된다면 해보고 싶은데 모자라니 그 또한 안타까워요 ㅜㅠ

  • 김용환 2012-05-18 10:44:41

    그렇지않아도 울적한데 금융시장은 왜 이리 요동치나요 에구 ...

  • 2012-05-18 11:20:57

    사람과 사람 사이..참 어렵네요. 힘 내십시오.

  • 2012-05-18 11:39:49

    안녕하셨어요^^
    사람사이도 어렵고.. 저 자신 혼자 스스로도 어렵고... 그렇습니다 에휴

  • 2012-05-18 12:43:01


    그런데 동부올림픽 아파트 정도의 규모면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빽마진, 리베이트가 엄청납니다....

    아마도 그 관리소장은 아파트가 자기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모든 사업에 있어서 빽마진과 리베이트는 당연히 자기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겠죠,..

    공공의 일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와 빽마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가 대표로서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큰 기준이라고 생각됩니다... 만... 어렵죵.... 쿠쿠쿠

  • 2012-05-18 13:06:13

    4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십몇년간 한사람의 소장이 입주 시작부터 계속 소장자리에 있다보니 말씀처럼 그런 생각을 하는것 같습니다
    몇사람에게 이야기 해봐도 털어서 얼마나 걸게 없었으면 고작 상품권 그거 걸었냐고 합니다
    물론 그 행위가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죠
    공적인 업무처리를 투명하게 하고, 대신 회장 등의 보수를 충분히 지급하고,
    가능하다면 사업의 성과급(절감액 등)을 지급하면 어떻겠느냐 생각해봤지만 추진하지 못했네요

  • 2012-05-18 13:06:34

    코스트코 맥주 사러 나가는 참입니다

  • onionmixer 2012-05-18 13:26:50

    그냥 시간을 날리는게 맞지 않을런가...합니다.
    가능하면.. 안보는게 맞겠죠.

  • onionmixer 2012-05-18 13:44:06

    저도 운좋게 그만두어서 험한 꼴 잘 피했는데 (저야 관여된 부분은 없지만 소장에게 방해가 되니 언젠가 공격하겠죠)
    위로차 함께하다가 잘못 엮일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소장 쪽이 너무 괘씸하네요 쩝

  • 2012-05-18 18:09:49

    원래 그 자리가 그런 자리입니다.
    요즘 서울쪽 대단지에서는 "공채"로 관리소장 뽑는곳이 늘고 있더군요.

  • 2012-05-18 18:17:53

    소장이 아파트를 손에 쥐고 주무를려고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공채도 있군요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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