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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00원... 200원... 2000원...

김용환 2011-08-31 02:58:21 4098

여윳돈 현금이 말라서 허덕이는 나날입니다
징징대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게 면목이 없네요
중간기간이 이렇게 길어질줄 알았으면 진즉 현금용돈벌이 알바를 할것을...
 
 
지난주인지 저지난주인지...
저녁에 작은아들과 아파트상가를 다녀오다가 구석진 곳에 버려진 장난감을 발견했습니다
평소 장기주차하는 차에 가려진 곳인데 그날따라 그 차는 없이 비어있더군요
작은아들과 가서 장난감을 보다가 문득 바로 옆, 창살 덮힌 하수구를 내려보았습니다
냄새가 제법 나는 탓에 살짝 찡그리며..
그런데 40cmX40cm 정도의 하수구 안쪽에 반 접힌 종이가 보입니다
왠지 아쉬움에 목말라하는 현금, 돈으로 보이더군요
들고나간 후래쉬(싸사장님이 선물해준)로 비춰보니 정말 돈이네요
오천원짜리입니다
아들도 살펴보던 버려진 장난감은 본체만체, 왁!! 돈이네!!
어떻게 꺼낼까? 더러운데?? 그래도 오천원짜린데...
집에 있던 큰아들도 불러내고, 재활용수거함 고철함에 보니 철사 옷걸이가 있습니다
철사를 길게펴고 끝을 기역자로 꺾어서 접힌 지폐 사이에 넣고 걸어올렸습니다
물이 마른 벽쪽에 있었던지라 돈은 젖지않았지만 상가 화장실에 가져가서 씻었습니다
 
두 아들과 이 오천원을 어떻게 할까 논의를 해보니,
주인을 돌려줄수가 없으니 그냥 우리가 가지자! 결론 합의가 났습니다
그럼 어떻게 쓰느냐...
발견하고 꺼내고 하는데 다 같이 했으니 공평하게 나누자!
...
날도 더운데 돈꺼내느라 수고했으니 그냥 상가 제과점에서 파는 캔디바 800원짜리 하나씩 먹자
2400원... 2600원이 남았습니다
애들에게 베팅을 가르쳐보고 싶었습니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나오는 제과점 테이블에 앉아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빨면서,
아빠 2002년에 천만원짜리 복권 당첨된거 알제? 오백원짜리가 천만원!
2600원에 아빠가 400원 더 보태서 우리 남자 세명꺼 로또 세개 사자!
에이~~ 아빠~ 돈 아까워요~ 그냥 천원씩 주세요~
허허~ 어차피 그냥 주운 돈, 모험 한번 걸어보자니까!!
그럼 우리꺼는 우리가 숫자 정할게요
형아놈이 먼저 숫자를 찍으니 동생녀석도 얼추 컨닝하며 찍습니다
보니까 둘이 엇비슷
저는 그냥 자동으로...
 
사실... 이거 당연히 꽝이다...
하지만, 오늘 수요일이고, 토요일 저녁 추첨할때까지는 이거 1등짜리 로또다
그때까지만... 기분이라도 좋자구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여@@ @@
암튼! 이건 우리 남자들 공동 로또다 걸리면 나누자 알아찌~
 
 
집에 와서 돈 줏었다고 자랑하니 아이스크림도 못먹은 딸아이는 부럽부럽 합니다
로또 샀으니 기대하시라~~ 하며 위로를...
 
 
다음날...
이웃 아주머니 두분과 아내와 큰딸이 국제시장에 놀러 겸 장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시장통에서 돌아다니다 딸아이가 길바닥에 떨어진 지폐를 봤답니다
엄마!?!! 저거 지폐 아니야??
어? !!! 돈인가? 오만원!!!짜리네!!!
발견 큰딸, 줍기 엄마
북적이는 국제시장 바닥에서 주운 돈에 임자는 주운 사람이 임자...
아줌마 세명과 딸아이 점심이랑 디저트 다과에 쓰고 사천원 남겨왔더군요
이야기를 듣고나니, 어제 주운 오천원은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그 사천원도 로또 살까?
사보세요~~ ㅋㅋ
 
살까 하다가 까먹고 그냥 뒀습니다
 
 
떨어진 돈 주운게 신기했는지 작은아들이 땅보고(땅보러 가 아닌) 다니다가
아파트 라인입구 하수구 흐르는 통로에 떨어진 백원을 발견했습니다
 
총 55100원
 
 
 
오랜만에 택시를 타고 사무실에 갔더니 8000원이 나옵니다
내릴려는데... 조금만 더 가면 메다기가 올라가는걸 아셨는지 기사님이 좀더 지나쳐버립니다
8100원
교통카드를 드리면서 살짝 짜증을 냈더니
찍히는 요금은 어쩔수 없고, 잔돈을 돌려드리면 되지않겠냐며 200원을 넘겨주십니다
찡그리며... 바보같이... 교통카드랑 영수증이랑 백원 동전 두개를 받는 저...
택시를 내리면서도... 그냥 두라고 할걸 내가 왜 이걸 받아 내리는거지?
이주일 정도가 지날때까지 의아했는데...
돈 이야기를 쓰기 직전까지도 잘몰랐었는데...
방금 이 대목을 적으면서 생각났습니다 그 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들의 조각...
영수증이랑 교통카드만 받고 동전 두닢을 받지않고 내리면
기사아저씨가 걱정하시면서 마음이 불편하실거야
혹시라도 내가 신고를 하거나 이의제기를 할까봐서...
그냥 아저씨 마음 편하시게 받자...
 
하지만, 이 생각은 택시를 내리면서 더운 햇살에 까먹었나봅니다
손바닥의 200원과 떠나는 택시 뒷꽁무니를 보며...
엘리베이터를 올라 20층 사무실에 들어서서 책상 위 한구석에 백원 두닢을 놔두었습니다
눈에 띄일때마다 생각해야겠다 싶더군요
쫀쫀한 놈... 나라는 놈은 200원짜리야... ㅠㅠ
 
 
맡겨서 하는 세차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오랜만에 직접 챙길려고
세차용품을 챙겨서 차에 실어둔지 2주쯤...
오락가락 날씨에... 7인승SUV를 안팎 셀프세차 할려면 용기도 제법 내어야는데
그게 생각처럼 여의치않다가... 그냥 통신사 멤버쉽으로 외부무료세차 하고,
추가로 내부세차는 3000원만 주면 되기에 주유소 기계세차에 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세차하러 갔더니 그제야 생각이 납니다
그래 맞어 이 집이 그런대로 세차가 괜찮았어
외부무료세차 안하더라도 어차피 기간지나면 소멸되는거니 잘쓰는것이고
3000원에 모래, 찌꺼기, 휴지 가득한 내부세차 하면 거저구나
기계세차 라인을 통과하고서, 아저씨와 할머니가 하시는 실내세차 순서에서 바깥에 나와 섰습니다
지갑에서 외부 무료세차권과 오천원 지폐를 꺼내서 들고있었습니다
발판을 딛고올라 SUV 지붕위도 닦는 할매를 보면서...
실내세차비 3000원 드리면서 잔돈 2000원은 아저씨 할머니 음료수라도 드세요 할려고했습니다
 
실내세차하기 전에 너무 지저분했던 차 안을 포켓의 휴지 쓰레기 다 치우며 청소해주신 할머니께...
외부세차권과 오천원을 드리면서 그 타이밍을 놓쳐버렸습니다
할머니 음료수라도 드시고 잔돈은 놔두세요 해야했는데...
 
일년쯤 전, 손세차장에 갔더니 수입 SUV 큰차라며 2만5천원 받던 손세차장 아지메
그런데 단돈 3천원에 차를 깨끗하게 하고 나오면서 2천원 잔돈을 왜 받았나???
 
어제는, HP 센터에 엘리트북 맡기면서,
오랜만에 뵙는데도 알아보고 인사해주시는게 고맙기도 하고,
지난번 WWAN 건으로 애써주셔서 고맙고...
그동안 여러번 고맙게 잘해주셔서 코스트코 피자라도 사들고 갈려다 차일피일 지났는데...
안되겠다..싶어 엘리트북 맡기고 나왔다가 매점 들러 박카스 한박스 사들고 다시 올라가 인사했는데...
레노보 센터에 계시는 홀릭회원 기사님, 항상 챙겨주시는 그 기사님께도 인사드리러 가야하는데 차일피일..
애플센터를 겸하는 곳이니까 아이패드나 아이폰 손보러 갈때 꼭 인사드려야지(이제는 Thinkpad는 없으니)
 
도대체 왜 할매에게서 2천원을 받아서 왔는가... ㅠㅠ
 
 
돈 잘 벌고, 돈 잘 쓰기가 어렵습니다...
 
 
참, 아들놈들과 같이 산 로또 세개는 꼴랑 숫자 두개만 맞고 다 꽝이었습니다
거봐라~ 아빠 말대로 꽝이지? 이 많은 숫자 중에 꼴랑 두개만 맞았네 ㅋㅋ
 
ㅠㅠ
 

댓글 8개

  • 2011-08-31 07:29:58

    저와 경제상황 싱크로율 100%네요!!!ㅋㅋㅋ
    바뀐 생활습관도요.ㅎ
    다같이 화이팅입니다!!!
    ^___________________^

  • 2011-08-31 10:28:15

    ㅋ 싱크로율 100% ~ ㅡㅜ
    요즘 가끔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
    새삼 곱씹어지는 말입니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지,
    인심좋게 사니까 곳간이 차는 것인지...
    후씨님도 새 일터에서 힘내시구요~~

  • 2011-08-31 09:39:08

    현금"이" 말랐다는게 부럽습니다.. ㅠㅠ
    딴건 많으시단 말이죠?? 친하게 지내요..ㅎㅎㅎ

  • 2011-08-31 10:29:45


    에...봅시당.. 많은게 뭔지...?
    둘러보니 죄다 정리해야할꺼 천지삐까리네예 ㅋ

  • onionmixer 2011-08-31 12:28:59

    득템은 좋은것!!!!!!!!!!!!!!! 벌억!

  • onionmixer 2011-08-31 15:22:27

    머... 습득물을 애들 손잡고 파출소나 경찰서 가져다맡기는 모습...은 저랑은 거리가 멀고...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대응을 해버렸습니다;;

  • 2011-08-31 14:35:07

    애니웨이...자식 부자 인증 ^_^

  • 2011-08-31 15:24:23

    흥부가 왜 가난했는지 약간 이해가 갑니다 ㅜㅠ
    제비가 물어다주는 박씨를 기다려야하나 한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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