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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그리고... 대화

김용환 2011-08-31 03:56:05 4093

 
부산 시청 뒤 거제시장 시장칼국수
삼십오륙년전, 대여섯살 때였나...
홍수에 또랑(실개천)이 넘쳐서 정지(바닥낮은부엌)에 들어찬 물퍼내는 기억이 나는 동네를 지나
삼십팔년쯤 되는 할매칼국수 일호집을 갑니다
가면서...
 
전화비 좀 낼라는데요
예 지금 전산을 껐다가 새로 킸는데 한 십분 걸립니더
그라마 칼국시 한그릇 하고 오께예
 
할매가 안챙기니까네 영 칼국시 맛이 그기 아인데 쩝... 그 가지말고 딴데 가가 함 무보까
시장에 칼국시가 그가 그게찌 머 다를랑가??
 
이집에도 할매네? 여 가보까? 반죽이랑 면 치는 도마가 안비노? 손칼국시 아인가베?
여는? 저는?
 
모르게따 가던데 가자 털석...
 
아지메 칼국시 하나 주이소
찬거예 뜨거븐거예?
뜨거븐거 주소
 
몇년동안 할매는 손놓고 계시더마 인자 아지메가 아예 인수완료했는가예 할매가 게속 안보이시네예
아니예 내는 그냥 일하는 사람이고 저어기 할매가 새주인 아입니꺼
저 할매예? 몬보든 할맨데예?
옆에 생선가게 할매 딸 아입니꺼
이모가 가게 받지 와예? 시장에서 이 집이 제일 장사 잘될낀데 단골도 많고예
돈도 엄꼬예 디이서 모태예 새복부터 나와서 챙기야딘다 아입니꺼
 
참! 면 좀 작게 주소 면 마니 너으면 국물이 쫄아서 간이 안마자예
할매는 맨날 면을 억수로 마니 주가꼬 말이요
배고프고 금방 꺼지니까네 마이 무라고 그칸다아임니꺼
아 물론 그기야 그러치마는... 맛이 있어야제요
우리야 할매 보고 맨날 면 작게 너어라케도 할매 그칸다 아인니꺼
 
할매 지난번에 입원하시따맨서요 요즈믄 우짜시는데요
퇴원하시스예 심장이 안좋자나예 집에 계시는갑떼예
 
면 좀 작게 느으라케도... 아지메도 할매맨쿠로 마니 넌네예 쪼금 낫네 머
 
삼처넌예
 
참... 맨날 오지는 못해도 그래도 사십년 가까이 할매 손칼국시 무은는데...
할매 다시 입원하덩가... 혹시 세상 비리시믄 연락 좀 주이소 여기 전화번호...
예에 고맙심더 꼭 연락드리께예..
 
...
 
인자 할매 국시는 몬묵나... 휴..
 
 
식사하시네예 드이소 안바쁩니더
아입니다 손님 일부터 먼저 해드리야지예
아이고 마 저도 막 칼국시 묵고 배불러서 배 좀 꺼자야데예 드시던거 마저 들고 하입시더
요금내는게 여섯개라서 시간도 마니 걸릴긴데
전산으로하면 금방 합니더 주이소
안할랍니다 그라머 나갔다가 다 드시모 올랍니다
알겠심니더 ㅎㅎ 손님같은 분만 있으모 밥묵기 참 존네예 ㅎㅎ
밥 묵다가 놔두고 다시 무글라카믄 맛이 업자나예 ㅎㅎ
 
 
여기 번호... 여섯갭니더
김*환님예...
예 접니더
김*경님예
예 아내고예
김*민님...
큰아고예..
아가 너잇니꺼
ㅎㅎ 예 아 마다 폰이 다 있으이...
그나마 50% 할인이니 다행이지..
 
참, SK브로드밴드 요금도 여서 되예?
아직 안됩니더 아마 다음달 말쯤부터 될겁니더
요즘에는 편의점에서도 수납하던데예 그라믄 편의점 가서 낼게예
요즘은 우리나라도 편의점 수납이 되는갑지예 일본처럼 되는갑네에
안그렇겠어예? 직장인이 은행 가기는 어려워도 편의점이야 종종 들리니까네...
 
일본편의점에는 알바 시간당 2만원쯤 준다데예? 우리나라는 겨우 5천원...
제 친구가 일본에서 배달알바하고 또 몇시간 알바 더 해서 한달에 육백쯤 법니더
일본에서도 다닐때 택시타고 다니고, 한국 오면 부산서 서울 갈때도 택시타고 가예
그래예?
일본사람들은 배달일 하는걸 그리 싫어한답니다
배달일이 어려운게 일단 일본인들이 기피하는 일이고,
길도 잘 알아야하고 움직임이 빨라야 하는데 보통 알바들은 잘 못해예
그라고 그 친구는 그거 하고나믄 다른 일 몇시간 더 하고예
사십만엔 하고 십팔만엔 쯤 하지에
일본에서는 알바도 여덟시간 더는 못해예 한 가게에서예 법 상 그래해야되예
다른 사람에게도 일자리 기회를 줘야하고 등등...
 
친구가 일본 있다보이 일본 아가씨를 만나는데 우리나라 여자보다 별로라예
그래도 이쁜 애들은 화보나 업소에 많이 가고예
그런데 그런 일 하는걸 떳떳해합니더 
남자들도 좋아해예 그런 여자 만나면 그날로 남자는 팔자 피지예 놀고먹어도 될 정도로예
여고생한테 돈줄테니까 자자 하면 잡니더 그 아 들은 그냥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애들이 많아예
그런데 일단 짝이 생기거나 결혼을 하면 그때부터는 절대 한눈 팔거나 바람피면 클납니더
어지간히 버는 남자는 완전 거지 되버리고예 여자가 다 가져갑니더
결혼하면 여자가 남자를 완전 잘해주고 우대해주는데,
남자도 여자한테 그만큼 잘하고 바람피지마라 그런거지예
 
그라고 남자가 능력없고 벌이가 시원찮으면 완전 사람취급 못받고 기도 못피고 삽니더
어깨 숙이고 기 팍 죽어서 살아예
여자들도 그런 남자는 남자 취급 안해줍니더
...
우리 누님도 일본 가서 도자기 공부하는데, 성공만 하면 그릇 하나에 엄청 비쌉니더
일본은 어느 경지 수준에만 오르고, 전통만 만들면 세상 부러운게 없습니더
사회가 억수로 대우해줍니다
...

저는 돈 좀 벌어가지고 하고싶은기... 오사카 가서 신칸센 타고 홋카이도 가서 노는겁니더
신칸센이 칠팔십만원쯤 하고 여비 하면 삼백쯤 드는데 함 다녀올라고예
...
...
새로 생긴 통신대리점이라 그런지 손님이 한가해서 직원한테 일본이야기 재미나게 들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참 재미나고 세상이 흥미롭습니다...
 

댓글 18개

  • 2011-08-31 07:23:39

    정겨운 대화가 들리는거 같습니다.
    저도 일본가서 퀵이나 해볼까요???ㅎ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2011-08-31 10:01:55

    ^^
    아메리칸드림... 이런 말이 생각나고 그러더군요
    아무튼, 우리나라도 단순직 노동으로도 어느정도의 생활은 되게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의지와 각오만 있다면 직접 사업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봅니다
    직원으로서 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않나 싶습니다

  • 2011-08-31 11:12:41

    에어컨 빵빵틀고 냉커피 마시며 일안하고 놀고 있어도 월급주는..
    직원으로 일하는게 속편할 때도 많답니다. ㅎ
    선풍기 틀고 냉수마시며 종일 자판 두들겨도
    월말이면 수금에 월급 신경 쓰야하는 자영업을 생각하면,,
    에이, 당분간 그냥 있을랍니다. ㅎㅎ

  • 2011-08-31 11:31:38

    좋은 직장이시라 부러울 따름입니다~~

  • 2011-08-31 12:22:32

    월급 많이 주면 정말 좋은 직장이겠죠...ㅠㅠ

  • 2011-08-31 15:07:20

    우짭니꺼;; 회사에서 몰라님의 진까를 몰라주는가예 에구

  • 2011-08-31 09:34:29

    성조를 맞춰가며 읽고 있는 나 자신...ㅡ,ㅡㅋ

  • 2011-08-31 10:03:04

    ㅎㅎㅎ
    어색할텐데 잘 읽어지셨나요^^
    아쿠아리움~

  • 2011-08-31 10:20:46

    저 어릴때부터 2개 사투리 자유자재로 구사했었어요..ㅋㅋ
    많은 분들은 그냥 경상도 사투리라고 얘기하시지만,
    경북쪽과 남쪽은 많이 다르죠.
    사실 경북쪽도 북쪽(문경+봉화쪽), 동쪽(청송+영덕), 남쪽(대구쪽)이 다 다르답니다.
    대화 쫌 나눠보면 고향이 어딘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죠.
    //그렇게 노래 불러대던 상어...
    뽀로로한테 맞는거 보더니만 안본답니다..^^;

  • 2011-08-31 10:33:50

    억양높낮이가 다르죠 차이가 많이 나데요
    경북 북쪽은 항상 아련한 느낌이 납니다
    왕피천 등 이름들도 평범하지않고...
    주욱 다니면서 둘러보며 어디 한자락에 눌러앉고싶다는...
    아직은 뽀통령이 대세인가봅니다^^

  • 2011-08-31 11:15:12

    올여름 경북 북부로해서 정선 올라가며 느낀점이
    계곡 하나하나가 너무나 아름다워 정말 눌러 앉고 싶어집디다..
    그런데, 담배 한갑 살려고 가게 찾으니 동네 점빵 문 닫았다고 정선읍내까지 가라네요.
    그냥 아파트 1층에 편의점 있는 울 동네가 갑자기 좋아졌습니다.

  • 2011-08-31 11:33:06

    담배사러 산넘고 강건너~ ㅎㅎ

  • 2011-08-31 12:23:16

    LPG 만땅 + 물, 담배 꼭 챙기기..
    정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 2011-08-31 15:08:38

    생필품은 꼭 잘챙기셔야죠 ㅎㅎ
    부산은 다시 여름이 오는지 제법 더운 날입니다~

  • onionmixer 2011-08-31 12:28:17

    전세계 어디에 있던
    내 세상을 바꾸는건 나 자신이죠.
    물론 불리한것도 있지만 유리한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잘 알지 못하는 동경의 대상에게서는 장점만 찾아내는 법이죠.
    저는 어디던.. 제가 있는곳이 제일 좋습니다 :D
    (마냥 싫은곳도 있기는 합니다만 ㅋㅋㅋ)

  • onionmixer 2011-08-31 15:17:51

    세상을 바꾸는 방법, 힘... 바로 자신 스스로 라는것!!!
    그런데 그걸 온 몸과 마음으로 절감하기가 어려운듯 합니다

  • 2011-08-31 14:36:36

    사투리도 글로 읽으니 죄다 알아든는 ^^

  • 2011-08-31 15:19:52

    ㅋ 좀 알아보시겠어요? 저도 제가 생각나는대로 적어놓고서 다시 읽어보니 눈이 어지러울려고 하네요 ㅎㅎ
    여름이 지겨울 정도로 심하더니 어느새 팔월 마지막날이고 바람이 한층 선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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