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상세
어제밤 이야기

piano000 2011-03-29 10:45:42 3610

어제 저녁.... 아니, 밤 12시 쯤이었을 겝니다.

회사 대장과의 술자리를 파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사무실 옆 골목에서 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남학생 5명이 서로 대치중이더군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3마리가 다른 두 녀석을 삥뜯고 있었습니다. -_-;

제 앞에도 건장한 성인 남자 두명이 지나 가고 있었고
그 양반들도 그 장면을 분명히 목격 했었을 건데,
그냥 모르는 척 하고 지나간 것 같더군요.

저도 원래...
불이익을 못 참지, 불의를 보고서는 아주 잘 참는 사람입니다만...
전자렌지용 팝콘 세 박스와 콜라 페트병 2개가 담겨 있는
비닐 봉다리를 움켜쥔 오른손에 힘이 들어 갑니다.
두들겨 맞고 있는 넘 한넘과 눈이 마주치자
삥 듣기고 다녔던 저의 고삐리 시절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맞고 있는 저 넘은 내가 어떻게라도 해 주길 바랄텐데...
그걸 우째 피하노...
왼손에도 힘이 들어갑니다.

목청을 가다듬고 소리 지릅니다.
'야 이 ㅆㅂㄴㅁ ㅅㄲ들아. 지금 뭐하는 짓이고!'

삥 뜯고 있는 세 넘 중 한넘은 덩치가 좀 많이 크더군요.
그 넘이 먼저 저에게 다가오고...
선빵은 내 줬습니다.
그리고는 피곤죽을 만들어 놨습니다. -_-;;;

뭐... 상대가 세 넘이다 보니..
저도 좀 맞긴 맞았습니다.
가슴팍이랑 갈비대 쪽이랑 옆구리가 많이 결리는군요.
손 모가지도 아프고... -_-;;;

암튼 삥 뜯기던 놈들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소리치고
저는 계속 다른 두놈에게 맞으면서 한 놈을 도망 못 가게 잡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바로 옆 지구대에서 출동을 했고
순사 양반이 빽차 한대를 더 불러서
사이좋게 두대에 나눠타고 중부경찰서로 향했습니다.

뭐, 제가 두들겨 팬 거는 제가 먼저 맞았기 때문에
그리고 3 vs 1 상황이었기에 저한테 피해가 가진 않을거라더군요.
삥 뜯긴 학생들이 증언을 해 줘서 잘 마무리 됐긴 한데...

문제는 이 5명이 한 학교의 동급생이라는 겁니다. 쩝
숙직하던 선생이 와서는 훈방 어쩌구 하는 소리를 듣고
걍 짜증나서 나와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혼자서 술 먹으러 고고씽... -_-;
분명.. 학교에선 은폐/축소 하려 할 것이고...
삥 뜯은 녀석들은 또 다시 보복하려 할 것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뭘까...
고민을 하며 술 마셨습니다.

애새ㄲㅣ가 어른을 무서워해야지
어른이 애새ㄲㅣ들 무섭다고 피해선 안됩니다.

아.. 근데, 왼쪽 갈비뼈 있는 쪽이 너무 결립니다.
뼈가 아픈건 아닌거 같은데....
갈비쪽이 아프니...
점심은 갈비살을 먹어야겠.... -_-;;;

댓글 20개

  • 2011-03-29 11:18:40

    여고딩에게 멱살 잡혀본 적 있음..;;;

  • 한경훈 2011-03-29 11:27:18

    어이구 갈비살이 아니고 사골국물을 보충 하셔야죠 ㅋ
    어쨌거나 크게 험한꼴 안당해서 다행입니다. 근데 그 애들 부모 호출 하지 그러셨어요.

    부모 호출해서 당신 아들이 한 짓거리 책임질거냐고 따지면 일이 술술 넘어갑니다.
    가끔 배째라는 부모들이 있는데 그땐 군말 없이 지구대에서 떠들지 말고 경찰서 가자고 하면 됩니다.
    가서 나 상해보험 두어개 들었으니 합의고뭐고 필요없고 고소장 쓸테니 알아서 해라..라고 하면 대부분 싹싹 빕니다.
    일단 진단서 받아서 부모 호출해서 보여주세요.

    무조건 쌍방폭행은 3월 7일부로 사라졌습니다. 이젠 일정부분 정당방위가 인정이 되거든요.

  • 2011-03-29 11:28:36

    아무리 잘나가는(?) 고딩이라도 어른과 주먹을 나누기가 쉽지 않을텐데...
    학생이라는 마지막 끈마저도 놓고 다니는 녀석들인거 같네요.
    남괴옹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에는 선신고 후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몸조심하셔야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2011-03-29 12:01:17

    의로운 행동에 짝짝짝
    내친김에 그애들 학교 교장선생님 한번 만나보시는건....

  • 2011-03-29 12:08:41

    어릴적 삥 뜯겼던게 생각나 울컥하셨던겁니까??? ^^;

  • 2011-03-29 12:16:46

    서문상고 얘들이었습니까???
    시민농고와 쌍벽을 이루던 넘들...

  • 2011-03-29 12:47:39

    밤길 조심하세요... 흐흐흐

  • onionmixer 2011-03-29 13:27:52

    역시 잘나가는 퍄노옹...흙

  • 2011-03-29 13:29:18

    일단 먼저 몸부터 잘 추스리시고요... 몸 상태도 확인하실 겸 진단서는 필수...
    다음은 psyscorp님이 말씀하신 대로 가해자가 아닌 가해자 부모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시면 됩니다...
    여러 말 필요없습니다... 그럼 상대 부모 쪽에서 어떻게든 합의 보고 싶어서 매달릴 겁니다...
    아무튼 단정치 못한 10대 때문에 욕 보셨습니다...

  • piano000 2011-03-29 13:41:15

    아.. 원래 캐릭터가...
    불의를 봐도 잘 참고 잘 피하는 캐릭터였는데...
    어째.. -_-;;;;
    애들 부모들이야 만나봐야 머하겠습니까..
    저도 한 녀석을 좀 많이 패 놔서... -_-;;;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고 해도 도의적으로는 좀....
    걍.. 밤길이나 조심하며 다녀야겠습니다.
    오늘은 해 빠지기 전에 퇴근이나 해야겠... ㅋㅋ

  • 김용환 2011-03-29 13:44:38

    어이쿠...이런... 쉽지않은 일 하셨네요 저는 그런 거 보고 곤란해질까봐 아예 시선을 깔고다닌다는...ㅜㅠ
    혹시 옆구리 갈비뼈 금간거 아닌가요? 병원 가보시기바랍니다;;

  • 이재륜 2011-03-29 13:58:09

    이 참에 캐릭터 하나 만들어보세요.
    대구 고담씨티 수호자.....ㅎㅎㅎㅎ

  • 이재륜 2011-03-30 00:07:11

    좀 짱이심다...(덜덜)

  • 2011-03-29 14:08:08

    정말 쉽지않은일을 ... 멋지십니다.
    겁도 없고 멋모르는 고등학생들이 나이 많은 불량배들 보다 솔직히 더 겁나더군요...

  • 2011-03-29 14:21:45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밖에는.... 저는 불의나 불이익에도 잘 참고 견딥니다... 하지만 저같은 사람만 있어서는 세상이 돌아가겠습니까? 피아노님 훌륭한 일을 하셨습니다.

  • 2011-03-29 17:54:23

    아.. 정의로운 피아노옹님에게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2011-03-29 23:21:11

    보통 부러졌더군요.....

  • 2011-03-30 00:45:37

    아.. 피아노옹. 멋집니다. 존경합니다.
    아픈데 별일 없이 빨리 나으시기 바랍니다

  • 2011-03-30 00:54:12

    멋지심다~ 역시 퍄노 괴수옹~ ^^
    부러졌어도 뭐 별로 해줄게 없어서.....
    Absolute Bad Rest~
    괴기 잘 먹고 잘 드시면 낮는다는....^__________^

  • 2011-03-30 11:10:58

    용기 있으시네요...

    대개는 모른척하면서 (불의는 잘 참는 탓에) 지나칠텐데요...

이전글/다음글 목록
이전 내 매냐는 이미 죽었다..
다음 삼가다